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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데이트] 2020년 첫 봄날 데이트!

리버가든 505 2020. 3. 23. 23:59

12월부터 3월에 결혼하려고 서로 마음먹은 뒤 바쁘게 준비하며 지냈습니다. 학교라는 직장 특성상 종강을 하고 신입생이 많이 몰리게 되는 시기에 결혼 준비를 한다는 것이 참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어떻게든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하고 솔선수범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지금의 아내와 작년 3월에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는 데이트를 한다고 거의 매 계절마다 어딘가 부지런히 다니곤 했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기도 했지만 바쁘다 보니 자주 놀러 다니지를 못했는데 날씨가 좀 풀리려던 차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여행도 못 가고 어디 마음 놓고 가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저번 주말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데이트를 하러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3월 21일이 원래 결혼식 날이었는데 취소되면서 다시 평범한 일상이 되었지요. 토요일이었지만 저는 출장 때문에 인천공항에 가야했고 아내는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요. 

 

단 몇 시간만 떨어져 있어도 너무 보고 싶은 아내인데 1박 2일 떨어져 있으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주말에 오래 기다려 준 아내가 너무 보고 싶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아내에게 집에 가면 예쁜 카페에 가자고 했어요. 

 

집에 가서 아내를 만났고 둘이 너무 신이나서 옷 예쁘게 입고 집을 나섰어요. 날씨도 너무 따뜻해서 봄 옷을 입고 밖에 나갔는데요. 둘 다 너무 신난 나머지 마스크 끼는 것도 깜빡 잊고 나가버렸지 뭡니까. ^^

 

 

저번에 아내에게 사준 코트인데요. 코트가 너무 잘 어울립니다.

물론 제 눈에는 어느 것을 입어도 참 예쁘지만 이런 코트를 찾는 게 참 어려웠어요.

키도 크고 팔도 다리도 긴 편이니 한국인 체형에 맞게 나온 옷들이 잘 안 맞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옷을 사보면 소매가 짧기도 하고 바지기장이 짧기도 하고.. 저처럼 아내도 인터넷에서 옷 사기는 참 어렵더라고요. 매번 가게에 가서 여러 벌 입어보고 사야 해요. 어쨌든 코트가 너무 잘 어울려서 제가 다 좋네요.^.^

 

 

 

전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로 갔어요. 날씨가 좋으니 어느 카페든 다 좋겠지만 특별히 이곳이 더 좋은 이유가 있어요. 사람이 많이 있어도 소리 울림이 없고 베이커리도 정말 맛있고 음료도 정말 다양해서 좋았어요. 

 

저는 카페인에 민감하고 커피를 마시지 못하기에 보통은 차나 주스 종류를 마시는데요. 여기 과일쥬스는 너무너무 맛있어요. 평범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너무 뻔하지 않은 조합의 맛이라서 매번 입이 즐겁거든요. 제가 일했던 가게이기도 해서 만드는 방법이나 사용하는 재료들도 알아서 더 믿을 수 있고요. 사장님도 정말 친절하시고요.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것이 갖춰진 카페라서 솔직히 저만 알고 있고 싶네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어요.

 

 

신시가지 중심에 있는 카페는 아니라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집 근처라서 산책 겸 와서 빵이랑 음료 포장해서 가기는 편해요. 여기가 모든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햇살도 잘 들고 너무 분위기가 좋아요. 알바생 입장에서는 통유리가 청소하기 참 번거롭겠지만..ㅎㅎ 햇살 만끽하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도 나누고 책을 읽기도 좋고요. 

 

카페에서 맛있는 것들을 먹고 배가 든든해졌으니 도청 쪽으로 걸어갔어요. 차가 있었다면 더 먼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왔겠지만, 이번에는 주변을 걷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서로 있는 모습을 그대로 사랑해주고, 더 바라는 것 없이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큰 복인 것 같습니다. 저에겐 아내가, 아내에겐 제가 서로에게 선물이니 소박한 것들로도 즐겁고 일상 속에서 늘 웃음이 가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내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더 멋진 남편이 되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