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결혼식을 했어야 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9월로 연기를 했어요.
결혼이 미뤄진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조금은 남았을 것 같고, 주말에 제가 출장을 가게 되어서 데이트를 하긴 했어도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분위기 있는 곳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싶었어요.
사실 오늘 아침 출근할 즈음부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들었던 생각이 '오늘은 결혼반지를 끼고 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내가 예전에 커플링을 잃어버린 뒤로 속상하고 손이 자꾸 허전한지 반지를 계속 끼고 싶어했는데 다시 잃어버릴까봐 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오늘 결혼반지 끼고 점심에 만나자고 하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는 걸 생각하니 지금에서야 진작에 끼라고 말해줄걸 생각도 듭니다.
지난 밤 잠을 푹 자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어요. 면도도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출근을 했어요.
점심이 되어서 아내를 만났고 전주 콜리Colli 에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동의했어요.
예약전화를 해서 미리 2자리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아내와 매번 데이트 하면서 이곳을 정말 와보고 싶었는데 아껴두고 아껴두고 하다가 오늘 왔어요.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아서 꼭 좋은 날에 데리고 오고 싶었어요.
밖에서 가게를 봐도 너무 예쁘고 안에 들어가면 인테리어도 너무 편안하게 잘되어 있어요. 아내는 집 같은 편안함이라고 하네요. ^_^
딱 들어갔을 때에는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면서 손님들이 꽤 오시더라고요.
저희는 파스타 코스 하나, 스테이크 코스 하나 주문했습니다.
아내는 세가지 버섯 크림소스 딸리아텔레, 저는 등심 스테이크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습니다. 코스로 주문하면 식전빵부터 샐러드, 메인디쉬, 후식까지 나오는데요.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메뉴판을 못 찍었는데요. 콜리에서는 각 지역 특산물을 사용해서 당일 수급되는 제철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다양한 식재료를 그만큼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식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음식을 만드는 이탈리안 전문 레스토랑이라는 것이 메뉴판에서부터 짐작이 가게 됩니다.
식전빵과 피클이 나왔는데요. 마음이 급했던 나머지 빵을 몇 개 먹은 뒤에 사진을 찍었네요.
식전빵이 색깔도 참 예쁜데 오븐에서 적절하게 구워져서 바삭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식감인데요. 옆에 있는 발사믹 오일(?)을 찍어먹으면 훨씬 맛이 좋습니다.
피클은 두 종류가 있었는데요. 하얀빛 피클은 유자소스로 만들어서 새콤달콤 하고 향긋해서 좋았습니다. 분홍빛 피클은 고추가 들어가서 그런지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매운 맛이 있어서 자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입맛을 돋우어 주는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블루베리크림치즈 샐러드라고 했는데요. 모양도 참 예쁘고 맛도 굉장히 좋습니다.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어린아이들도 먹어보면 좋아하게 될 그런 맛이네요. 저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샐러드 양도 적당해서 참 좋았습니다. 사실 식전빵에 샐러드만 먹어도 어느정도 배가 부른 것 같기도 하고요.
고르곤졸라 피자인데요. 식감도 바삭하고 무엇보다도 치즈향이 너무나도 좋았던 피자인데요. 옆에 소스를 안찍고 그냥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아내가 주문한 파스타, 세가지 버섯 크림소스 딸리아텔레가 나왔습니다. 진득한 크림소스에 페투치니 면을 사용했는데요. 버섯이나 크림소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좋아하게 될 파스타입니다. 파스타 면이 두꺼워서 크림소스가 잘 엉겨붙어서 풍부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버섯도 다양해서 식감도 재미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등심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전주에 있는 레스토랑 중에서 스테이크 가니쉬를 이렇게 예쁘게 주는 레스토랑을 못 본것 같아요. 가니쉬 자체도 다양하고 각자의 식감이 있어서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기 자체도 너무 부드러웠어요. 소고기는 역시 미디움 레어로 구워야 제맛입니다..(개인적인 취향)
너무 맛있어서 다 먹어버렸네요.. 빵이 남았다면 소스까지 다 긁어서 먹었을텐데요..^^
정말 만족스러운 요리였습니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과 차 혹은 커피 정도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한 사람당 차/커피 한 잔과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아이스크림도 그냥 나오지 않고 토핑과 같이 나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고요.
찻잔도 각자 다른 것으로 나와서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데이트 할 때나 기념일이 있을 때 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음식의 맛과 퀄리티 면에서 실망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사장님도 직원 분들도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아내와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서 좋았습니다. ^.^
- 업체의 후원을 받지 않고 사비를 들여 제작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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